반응형 예술인 척 하다가 예순 된다.4 살아있음을 목격함 심장에는 세 개의 핏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두 개가 막혀 있었다.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살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세혈관이 스스로 길을 넓혔고, 혈액은 그 우회로를 따라 심장으로 흘러갔다. 의사는 운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운이라는 게 원래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걸까. 예측 불가능하고, 설명할 수 없으며, 때로는 나를 살게 만든다.조영술을 받았다. 몸 안에 조영제가 퍼지고, 기계가 그것을 따라갔다. 화면 속에서 내 심장이 움직였다. 주먹을 쥐듯 수축하고, 다시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 피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검은 배경 속에서 빛나는 핏줄들은 거대한 도시의 야경을 닮아 있었다. 어딘가에서는 신호등이 깜빡였고, 다른 곳에서는 가로등이 하나둘씩 .. 2025. 3. 6. 희미해지는 중입니다 어둠 속을 응시하다보면 어둠 속에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그 안에 보이지 않아도 무언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안에는 무엇인가 존재한다.희미한 것들은 희미해지는 중일까, 선명해지는 중일까어쨌거나 희미하다는 것은 흘러가고 있는걸까존재하는 것은 얼마나 큰 부재를 실감하며 살아 가는 것일까 싶다 2024. 11. 10. 손가락을 접는 일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무언가를 세어본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그런 척을 한다. 그건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내가 살아있다고 우주로 신호를 보낸다. 무언가를 센다는 것은 그 무엇이 내가 헤아릴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2024. 10. 19. 예술이 전공 오늘은 무언가 특별한 날이었다. '예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깊은 곳이 조용히 떨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였을까.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예술에 이끌려왔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예술을 잘 아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그저 이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이번에 나는 한예종 연극학과와 아동·청소년과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막막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모를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시작이란 원래 그런 법이 아닌가.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길은 자연스레 만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이 과정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훗날 내가 이 기록을 다시 읽을 때, 그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공연을 .. 2024. 8. 22. 이전 1 다음 반응형